나에 설명절의 향수는?
아주 어릴때의 향수는 없다 .
아마 초등학교 입학전 바로 그 때였던거 같다.
그 이전도
생각이 날법만도 한데.....
우리가 어릴때 다들 힘들었으니......
설이 가까와 지면 새옷단장의 꿈에 부풀어 올라 있었지
설명절로 젤로 바쁜사람은 우리들의 어머니 였던거 같다.
친척들이 우르르 집집마다 몰려 다니며 제사를 모시는 풍습관계로
많은 떡과 맛나는 고기, 과일들을 준비하느라 잠시 쉴 틈이 없었지.
때맞춘 세화5일장날에는 발 디딀틈이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설명절옷을 사달라고 때를 써 같이 가서
어머니손을 놓지면 바로 이산가족이 되어
이곳에서 저곳으로 어머니 찾아 울음보를 터트리며 왔다갔다 하다가
만나는 순간 대성통곡으로 이어지고 디디하다고 등짝을 맞았던 기억....(ㅋㅋㅋ. 몰멩)
설 전전날에는 밀가루 반죽과 동시에 밤늦게까지 상외떡(술빵)을 빚어 잘 부풀도록 아랫목에 떡밭을 만들어 놓는다.
우리의 잠은 그 옆자리를 차지할 수 밖에
근데 몸질이라도 쳐 떡을 떡만드는 순간 곧 죽음이다.ㅋㅋㅋ
기대되는 설 전날은 어떤가?
그날에는 식구들 모두가 바쁘다
어린이들은 호롤불켜는 호야를 불치로 닦아 밝히고
놋사발은 광을 내야하고
방안간에 가서 줄을 서고
아버지(계실때만)는 돼지고기 잡는데 가서 하루를 보내고
어머니는 떡하랴 날라 다닌다.
설날아침에는 새옷을 누가 뚱쳐갈려나 밥부터 잠을 설친관계로 까치집지은 머리에 침을 발라 누르곤
친척들의 호령에 따라 친척집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제사를 지내고
누가 처음부터 밥과 국을 다 먹느냐 경쟁이 되면
11집에 밥과 국을 다먹은 배는 남태산만하게 나오고(아마 지금배가 그때 많이 먹어서 나온배가 아닐까? ㅋㅋ)
떡과 고기, 특히 묵까지 적꼬지에 꾀어 받아들고 (이때 누나의 명령에 의해 나의 몫임)
집으로 오던 그 때 그시절의 설 명절이
그토록 그리워지는 건
내만이 향수가 아닌 우리 모두들의 향수가 아닐까?
설날이 다가오면 애들에게 새옷이라도 장만해 주고싶은데
지금 애들은 그런 향수가 없다.
마음의 정서가 말라버려서 일까?
손자나 나면 재래시장에라도 이끌고
할아버지의 향수를 전해볼까나?
ㅋㅋㅋ.
나른한 오후 점심을 배불리 먹고
이런저런 생각에 입가에 피식 미소를 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