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년 2010. 1. 1. 14:09

백의민족과 함께 한 웅비의 동물
[경인년 '백호랑이의 해' 이야기]
황금돼지 못잖은 원화근복·보은의 한 해 소망


입력날짜 : 2010. 01.01. 00:00:00

경인년(庚寅年).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오는 백호랑이의 해라 의미가 깊다. '경'(庚)은 흰색과 서쪽, 금(金)을 뜻한다. 이러한 강한 금의 기운으로 경인년생 남성은 무관·공직 등의 분야에 많이 진출하고 여성은 의사, 약사 등이 많다고 한다. '여자 호랑이띠는 기가 세고 팔자가 험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백호띠 여성은 가정도 잘 꾸리고 명석하다는 것이 역술계의 입장이다. 역술가들은 백호띠를 '황금돼지 못지 않게 좋은 띠'로 평가하곤 한다.

호랑이는 우리나라 민족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선 한반도의 지형이 호랑이의 형상이며 호랑이는 건국신화인 단군신화 속에도 등장한다. 곧 호랑이는 우리민족의 시작과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우리 민속에서 호랑이는 산신령이며 산군자(山君子)로 통하며 신앙의 대상이다. 슬기와 힘, 용기를 상징한다. 호랑이는 구전속에서 살아오면서 효도에 깊이 감동할 줄 알고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서 은혜를 갚을 줄 안다. 효자를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좋은 묏자리를 가리켜주는 보은과 효도의 동물이다.

한국인에게는 호랑이가 지닌 특유의 끈기와 열정이 있다. 지난해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긴 터널을 손모아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더욱이 산업화 돼가는 사회에 호랑이가 지니는 신성과 용맹, 보은의 덕성을 마음에 새겨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도전정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호랑이가 지닌 이 모든 의미를 마음속 깊이 새겨 정진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호랑이는 또 원화근복(遠禍近福)한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나쁜 병을 물리치고 귀신을 쫓는다고 믿는다. 독감에 걸렸을 때 '범 왔다'는 소리를 크게 세번 외치면 어느새 도망간다는 속신도 전한다.

1998년 무인년(戊寅年) 역시 IMF 외환위기 상황이었다. 1997년 시작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998년 우리 국민들이 금 모으기에 동참했고 그 저력을 토대로 한국경제는 재기할 수 있었다.

새해를 맞아 그 때의 저력을 생각하며 모두가 호랑이의 당찬 발걸음을 내딛여야 한다. 작심삼일이 아닌 한해의 계획을 세워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붉게 떠오른 경인년, 첫 해를 바라보며 호랑이처럼 용맹과 보은의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